개인적으로 필기가 되는 윈도우용 태블릿 노트북을 업무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와콤 EMR펜과 삼성 S펜이 10개 정도 모이게 됐네요.
액정 태블릿에 사용되는 펜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저는 필기감이 좋고 배터리가 필요 없는 와콤 EMR 계열을 주로 사용해 왔습니다.
태블릿 및 2in1 노트북에 사용되는 펜의 종류
- 와콤EMR: 우수한 필기감에, 배터리가 필요 없는 강점이 있습니다. 전자기 공명방식이라고도 하며,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S펜도 호환됩니다. 제가 가장 선호하는 종류입니다. 웹툰 작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신티크 액정 태블릿'의 펜도 EMR 방식이라고 합니다.
- 와콤AES: 와콤EMR보다 필기감이 조금 떨어지며, AAAA배터리가 들어가거나 충전을 해주는 방식입니다. 능동 정전기식이라고도 하며, 패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인지 최근의 2in1 노트북에 많이 채택되고 있습니다.
- N-Trig: 요새는 MPP 방식으로 불립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에서 주로 사용되며, 예전의 소니 2in1 노트북 등에서도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필기감이 다소 떨어지나 최근에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며, 마찬가지로 AAAA배터리가 들어가거나 충전을 해주는 방식입니다.
- 애플 펜슬: Apple사의 아이패드에서 사용되는 펜입니다. 저는 아이패드를 쓴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애플 펜슬을 사용하는 지인들은 모두 극찬을 하는 제품입니다. 가격이 비싼 게 흠이지요.
- 그 외에도 HP, Dell사 등의 노트북에 호환되는 Synaptics 계열의 펜도 있습니다. 필기감도 아쉽고 생태계도 부족해서 개인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 왜 이 많은 방식은 서로 호환되지 않는 걸까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펜들(스타일러스 펜이라고도 불림)은 모두 호환되는 줄 알았는데, 필기감과 특징이 천차만별인 것에 신기하기도 답답하기도 했지요. 일부 방식이 서로 호환되도록 USI(Universal Stylus Initiative)방식이 제안되기도 했고 2020년부터 일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하는데(AES와 MPP 호환)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EMR 및 S펜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형 EMR 및 S펜
17cm 자를 대고 찍어 봤습니다. 가장 긴 것(가장 아래 와콤 원 펜)이 15cm 정도네요.
필기감이 구형 EMR보다 다소 개선되고, 2048~4096의 정밀한 필압을 지원합니다. 펜의 기울기가 없으며 펜의 초점 보정(calibration)을 별도로 해 줄 필요 없이 액정에 찍은 위치를 그대로 인식합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소개하면...
- 갤럭시 노트 9 펜: 펜촉이 다소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 갤럭시북 10.6용 펜: 마찬가지로 펜촉이 부드럽습니다. 다른 펜에 비해 좀 얇게 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 에이서(Acer) Switch 7 Black Edition 내장 펜: 제 주력 필기 태블릿인 스위치7 블랙에디션의 왼쪽 위에 내장되어 있는 펜입니다. 작고 버튼을 누르기가 좀 뻑뻑하지만, 필기감은 좋습니다. 깜빡 잊고 주력 펜을 놓고 왔을 때 비상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펜입니다.
- 갤럭시 노트 7 펜: 모나미 펜 껍데기를 잘라서 씌워줬더니, 그립감이 좋아졌습니다. 스위치7의 필름이 연필 촉감인데, 갤럭시 노트 펜의 촉과 어우러져 기대 이상의 필기감을 보여주고 있어서, 제 주력 펜으로 사용 중입니다.
- 갤럭시 탭 S4 펜: 안 쓰는 샤프의 거치용 쇠를 떼어내서 붙여 봤습니다. 필기감은 보통 수준입니다.
- 와콤 원(Wacom One) 전용 펜: 마찬가지로 안쓰는 샤프의 거치용 쇠를 떼어내서 붙였더니, 앞주머니에 꽂아서 갖고 다니기에 편리합니다. 필기감도 뛰어나고, 다른 제품과 미묘한 차이로 획이 더 정확하게 그어지는 느낌입니다. 제 두 번째 주력 펜입니다. 개인적으로 필기감과 그립감 등에서 강추하는 제품입니다.
구형 EMR 펜
17cm 자를 대고 찍어 봤습니다. 가장 긴 것(도시바 펜)이 14cm 정도네요.
신형 EMR(및 S펜)과 달리, 필압이 조금 낮으며(1024~2048 정도) 펜을 사선으로 기울이면 펜을 인식하는 점이 기우는 쪽으로 따라갑니다. '기울기'라고도 부르던데, 이 기능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지만 저는 펜 끝이 찍는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하는(펜을 기울이는 것에 상관없이)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울기'가 불편했습니다. 제어판 또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펜 끝이 인식하는 위치를 보정(calibrarion)해줘야 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소개하면...
- 도시바 Z20t 2in1 노트북 내장 펜: 저의 주력 필기 태블릿이었던 Z20t(훌륭한 필기감에, 막강한 배터리 용량을 지닌 12.5인치 제품입니다. 아쉬운 CPU 성능과 발열만 아니라면 참 굉장한 물건인데...)에 내장된 펜입니다. 딱 내장펜 수준의 필기감을 보여줍니다. 펜이 작아서 그립감도 별로고 버튼도 뻑뻑하고요.
- Lenovo Thinkpad X220T 노트북 내장 펜: 필기감은 무난하고, 뒤에 빨간 지우개 버튼이 눈에 띄네요(싱크패드 감성).
- 후지쯔 노트북 Lifebook 시리즈용 펜: 뒤의 지우개뿐만 아니라, 버튼도 두 개나 달려 있습니다. 필기감도 무난하고 버튼 두 개의 쓰임새도 좋아 한동안 주력으로 사용했으나, 신형 EMR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습니다.
- 도시바 Z20t 2in1 노트북 번들 펜: 그립감도 좋고, 펠트심을 끼우면 필기감도 좋아지며, 뒤에 지우개 버튼도 있어서 편리합니다. 한동안 주력으로 사용했으나, 역시 신형 EMR이 등장하며 저의 주력에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펜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펜촉을 마찰감이 있는 것(펠트심 등)으로 바꾸거나, 액정에 붙인 필름이 유리 질감이 아닌 종이질감 필름이거나, 펜의 두께 및 그립감에 따라 펜에 들어가는 힘의 정도 등 여러 요인의 조합이 최상의 필기감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맥북을 구매하고, 맥북과 iOS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답니다.
아직은 EMR계열의 제품을 쓰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꼭 아이패드의 애플 펜슬로 넘어갈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가장 큰 걸림돌이네요.)
이상 제가 주로 사용하고 있거나 소장하고 있는 EMR 계열의 펜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
* 위의 사용기는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썼으며, 주관적인 판단과 기억에 의존한 글이다 보니 세부적인 정보에 다소 오류가 있을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